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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탑/밤쿤

[올레쿤/밤쿤] Parallel

S_Nanak01 2018. 9. 8. 22:29

신의탑 전력 60분

주제 : 시간

이제 거의 가을날씨네요~~ 요새 폭염때문에 글쓸기력도 안나고(방에 에어컨없음) 여지껏 계속 아파서 골골대다가 오랜만에 전력 참여해봅니다.

그나저나 제가 잠시 글을 안쓴사이에 티스토리 로그인 방식이 변경되서 접속하느라 애먹었습니다;;;;(내 아디 찾는데 30분)

엄밀히 말하면 올쿤밤. 패러렐월드 설정있습니다. 쓰고싶은것만 쓴거라 뭔소린지 모를 수 잇슴다..

넘 오랜만에 썻더니 글 실력 다죽음;; 이번주는 걍 재활치료라 생각해주십시오; 똥망작 주의. 뭔내용인지 모름 주의. 걍 다 주의

 

---

 

또 오세요. 쿤은 점원의 인사와 함께 딸랑거리는 소리를 뒤로 하고 나왔다. 품에 안긴 커다란 해바라기들과 코끝에 풍기는 향기가 멈춰서려는 쿤의 발걸음을 겨우 잇게 해주었다. 떨어지는 꽃잎처럼 위태롭게 나아가던 걸음은 골목길에 접어지고 나서부턴 거의 움직이지도 못했다. 결국 연료가 다 떨어진 장난감 자동차처럼 멈춰진 다리에 쿤이 한숨을 쉬었다. 오늘도 충동적으로 사긴 했지만 이젠 숙소에 둘 곳도 없었다. 명석한 자신의 이성은 당장 버려버리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는 그럴 수 없었다. 이 꽃을 준 점원의 얼굴이 6년 전 시험을 치르다 죽음을 맞이했던 밤과 너무나도 닮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갈 데로 갔군. 쿤이 해바라기를 씁쓸하게 바라봤다.

 

 

***

 

 

쿤이 꽃집의 점원을 처음 만난 날은 밤의 기일이었다. 간단히 꽃을 사는 것만이 전부였던 날에 우연히 들어갔던 꽃집에서 밤과 너무나도 닮은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비록 밤의 모습이라기엔 남자는 쿤보다 나이가 많았고 키도 더 컸으며 머리도 길었지만, 상냥한 말투나 다정함이 듬뿍 담긴 금안은 쿤에게 있어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눈을 살짝 덮을 정도로 앞머리가 내려온 남자에게 무심코 이름을 알려준 순간, 쿤은 꽃집의 단골이 되어 있었다. 그는 한결같이 쿤을 반겼고, 쿤은 꽃집에 찾아가는 횟수만큼이나 남자에 대해 알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그는 밤과 닮았지만 분명히 다른 사람이었다. 거의 친인척이 아닐까 할 정도로 흡사한 얼굴 덕에 밤의 출생과 관련된 사람은 아닐까 싶었지만 그는 이 층에서 태어나 줄곧 여기서 살았다고 했다. 쿤은 이렇게 낮은 층에서 뒷배도 없는 사람과 굳이 인연을 맺을 필요가 없었기에 여기서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그의 가게 앞에 와 있었다. 문 앞에 서 있을 때마다 이제 그만해야한다고 차갑게 말하는 이성에게 그를 만나야 할 온갖 이유를 가져다 대면서 말이다.

해바라기를 산 다음날에도 쿤 아게로 아그니스는 가게 문 앞에 서 있었다. 내일 아침부터 시험이 있을 예정이었다. 높은 확률로 합격을 할 것이고 더 이상 그를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차마 들어갈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주머니에 손을 꼽고 문 바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쿤을 흘낏흘낏 보는 게 느껴졌지만 쿤은 아무래도 좋았다. 쿤이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잡으려는 찰나 문이 열렸다. 의문으로 가득한 금안이 쿤을 바라보고 있었다.

 

쿤씨? 안 들어오시고 뭐하세요?”

“...”

무슨 일 있으신가요?”

내일..”

“?”

시험을 보거든. 그래서..너에게 인사를 하러왔어.”

 

쿤은 입안이 텁텁해짐을 느꼈다. 나오지 못할 것 같은 말들이 막상 입을 여니 쉽게 나왔다. 쿤의 말을 듣던 남자가 아쉽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하하, 짧게 만났지만 조금 아쉽네요. 오늘은 저랑 밥이라도 같이 드시지 않으실래요?”

“...”

친구의 부탁이라고 생각해주세요.”

“...”

친구...라기엔 너무 만난 시간이 짧을까요?”

아니. 그러자.”

 

돌연 그의 입에서 나온 친구의 말에 쿤의 입술이 잘게 떨렸다. 쿤이 제 표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고개를 숙이자 남자는 그가 아쉬운 거라고 생각했는지 얼른 가게를 정리하고 오겠다며 들어갔다. 쿤이 한숨을 쉬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나도 미련한 짓이었기에. 다른 사람에게서 자꾸 밤의 모습을 찾는 자신을 탓하는데 쿤의 귓가로 전화소리가 들렸다. 쿤이 눈을 돌리니 동그랗게 떠진 포켓에서 친구의 이름이 둥둥 떠올랐다. 세상에 없을, 아니 없어야 할 이름이 포켓에 적혀 있는 것에 쿤이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가게의 뒤쪽으로 재빨리 걸어갔다. 누군가의 함정이거나 장난일 가능성이 높았지만 만의 하나. 만의 하나라도. 정말 네가 밤이라면. 쿤이 울리는 전화를 받았다.

 

누구...”

너 거기 있지?”

“...화련?”

 

쿤의 눈썹이 의문으로 찡그려졌다. 왜 그녀가 밤의 포켓을 사용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길을 알려줄테니 어서 이리로와. 그곳의 신수가 이상해.”

무슨...”

쿤씨! 화련씨 말대로 해주세요!”

 

그녀의 알수 없는 말에 뒤이어 급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 제가 알고 있는 밤의 목소리였다. 기억 보다 조금 더 낮아진 느낌이 들었지만 본능은 화련과 함께 말을 하고 있는 남자가 스물다섯번째 밤이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쿤이 확인을 하듯 말을 걸었다.

 

...? ...정말..밤이야?”

어서 그 층에서 나가요! 정거장에서 화련씨가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알겠어. 정거장으로 가면돼지? 지금 당장 갈게. 끊는다.”

쿤씨?”

 

쿤이 등 뒤에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가게를 정리하고 온 건지 금빛 눈의 남자가 서 있었다. 쿤은 남자가 방금 통화를 들은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밤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머릿속이 소용돌이가 치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밤이나 화련에 대해 알 리가 없었다. 쿤이 남자에게 말을 건넸다.

 

미안. 약속이 있어서. 밥은 저녁으로 미뤄도 될까?”

안돼요.”

“?”

길잡이가 없으면 층을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거든요.”

“...너 정체가 뭐야?”

미래는 현재의 선택에 따라 수많은 갈래로 나뉘어져 있고. 그 갈래만큼이나 많은 세계가 있다면.”

“...”

쿤씨는 어떻게 하실래요?”

“....”

쿤씨. 저는 당신을 두 번 잃지는 않을 거예요.”

“...”

나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당신이 그렇게 죽을 일은 없었을 거야. 나에게로 와요. ?”

 

남자의 말을 끝으로 신수가 점차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오싹할 정도의 힘이 끈적거리며 쿤을 감쌌다. 남자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음에도 쿤은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쿤이 입을 다물었다. 이 남자가 밤이건 아니건 자신에게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닌 거 같았다. 쿤은 입을 열었다. 이곳은 선별인원의 구역이었고 랭커가 힘을 사용해선 안됐다. 자신이 시간을 끌면 관리자나 다른 랭커들이 움직일게 뻔했다. 쿤이 눈을 깜빡였다. 무언갈 말하려고 하는데도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찐덕거리는 것이 올라올수록 쿤의 의식도 점차 흐려져갔다. 귓가로 거대한 굉음과 붉은 빛의 목소리와 이곳에서 나가라는 관리자의 음성이 들렸지만 그 무엇도 쿤의 시야를 밝게 만들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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